<그림설명>
1. 초기상태(Initial state) : 다이오드는 p타입 RGO와 n타입 실리콘 반도체가 붙어있는 상태로 산소음이온이 RGO내부에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는 상태
2. Low Bias : 1~4V의 전압을 가하게 되면 산소음이온이 RGO의 표면에 집결하면서 전자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장벽이 형성되어 저항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3. High Bias : 4V 이상의 전압이 가해지면 RGO표면의 수분들이 분해되면서 수산화기(OH)와 수소를 생성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RGO에 양공이 생기면서 다시 전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우리학교 서형탁(에너지시스템학과?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인하대 전기준(환경공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그래핀 촉매 다이오드 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된 다이오드는 음이온을 이용해 저항을 조절하고, 동시에 수소를 발생시킬 수 있어 수소를 이용한 에너지원 개발이나 화학센서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연구 결과는 “Multi-resistive Reduced Graphene Oxide Diode with reversible Surface Electrochemical reaction induced Carrier Control”의 제목으로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행하는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지 7월10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만든 새로운 다이오드는 p타입 반도체인 환원그래핀산화물(RGO)과 n타입 실리콘 반도체를 접합시킨 형태이다. 여기서 p타입이란 양(+)전하인 양공(hole)이 많은 형태를 말하고, n타입이란 음(-)전하인 전자(electron)가 많은 반도체를 일컫는 용어다. 사용된 RGO는 탄소 단일 원자층이 여러 겹으로 쌓여 3~5나노미터 두께를 가진 초박막 구조이다.
다이오드는 전류를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고, 전압의 크기에 비례하여 전류량이 커지는 성질을 가진 반도체 소자로서 전자기기에는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다이오드는 전압과 전류량이 비례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1V 미만의 전압에서는 전류가 증가하지만 1V와 4V 사이에서는 일정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되고 다시 4V를 넘어서게 되면 전류량이 증가하는 ‘다 저항 다이오드(multi-resistive diode)’의 특징을 보인다. 즉, 저항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 또는 감소하지 않고 전압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저항 값을 보여 전류량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는 보통의 다이오드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현상으로 그 원인을 얇은 RGO의 두께에서 찾을 수 있다.
RGO는 그래핀이 산화된 형태, 즉 탄소 원자층에 그래핀 내부의 산소가 일부 결합된 형태다. 이 산소는 그래핀과 결합이 느슨한 ‘준안정’ 상태의 음이온으로서 RGO의 표면과 내부를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다이오드에 전압을 가하게 되면 산소이온은 같은 음 전위를 가지는 실리콘반도체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동하여 RGO의 표면에 집결하게 되고 이는 일종의 장벽(Electron Block)이 되어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막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전압의 크기에 따라 증가하던 전류는 1V가 넘어서면서 증가세를 멈추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저항이 전압과 비례해 계속 커지는 것은 아니다. 전압이 4V 이상이 되면 높은 전압 가속 때문에 큰 에너지를 보유한 핫전자 (hot-electrons)가 발생해 RGO 표면의 밀집된 산소이온 장벽을 뚫고 지나간다. 보통 핫전자의 에너지는 열로 변환되어 급격히 소진되는데 개발된 다이오드에서는 RGO가 워낙 얇아 높은 에너지를 유지한 채로 통과가 가능하다. 통과한 핫전자는 RGO 표면의 수분(HO)을 전기화학적으로 분해하여 수소와 수산화음이온(OH)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RGO는 수산화음이온에게 음(-) 전하인 전자를 빼앗기게 되고 대신 급격히 많이 생성된 양전하들이 다시 음전위를 띄는 실리콘반도체로 이동하게 되면서 전류가 증가하게 된다.
서형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나의 다이오드로 저항을 마음대로 조절해 전류를 제어하는 일종의 다중 스위치 기능을 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다. 추후 IT집적소자나 고감도 화학센서 분야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적은 에너지를 가지고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성해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도 활용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